수강생 실습기사

‘신(新)중년’ 고객을 잡아라, 모바일 플랫폼 전쟁 본격화 (2기 김보경, 김채연, 이승주 )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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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중년’ 고객을 잡아라, 모바일 플랫폼 전쟁 본격화

새로운 경험 찾아 나서는 ‘요즘 중년’

활기찬 노년을 위한 온-오프라인 서비스 봇물

신중년 취미 문화 커뮤니티 ‘오뉴'가 운영하는 삼청동 오프라인 공간 전경.

중년을 위한 카페와 라운지가 갖춰진 공간을 한 모녀가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평일 오전, 삼청동 한 카페. 다른 ‘핫플'과 다를 바 없는 최신 유행 감성으로 꾸며진 곳이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이 곳을 찾는 주 고객이 중년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카페 위층의 라운지 공간에서는 직원들이 친근한 말투로 중년 고객들에게 춤, 사진 등 새 취미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명한다.


활기찬 내부 분위기에 끌려 카페 안을 기웃거리는 엄마와 딸, 카페 밖 벽에 가득 붙은 안내 포스터를 관심 있게 보며 이야기 나누는 중년 부부도 있다. 평소 “‘핫플’에 가고 싶어도 젊은 사람들이 많아 눈치 보여서 갈 수 없다”는 중년 세대를 위해 만들어진 이 공간은 플랫폼 서비스 ‘오뉴(ONEW)’의 오프라인 공간인 ‘오뉴하우스’다.


◇ ‘큰 손' 신(新)중년, 액티브 시니어를 노려라


이처럼 ‘신(新)중년’을 겨냥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신중년이란, 자녀를 독립시키고 은퇴를 준비하는 50~60대부터 은퇴 이후 노년기 삶에 적응하는 70대를 포괄하는 용어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단어로도 불리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버니스 뉴가튼 시카고대 심리학과 전임교수가 제시한 개념으로 ‘활력 있는 삶을 지향하는 중년’을 지칭한다. 이미 1975년에 제시된 개념이지만, 최근 국내 인구의 14.6%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중년 및 시니어 인구에 진입하며 시니어 수가 크게 늘자 주목받았다. 행정안전부 연령별 인구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50~79세 인구는 약 2,00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가진 시간적 경제적 여유는 양날의 검이다. 여유가 많은 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고립감과 외로움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기도 어렵다. 신중년은 훨씬 높은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복지나 돌봄 혜택을 받기에는 젊고, 2030 세대와 같은 문화생활을 즐기기엔 세대 차이가 있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향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 이들은 매력적인 소비층이다. 특히 1958년생을 중심으로 하는 ‘오팔(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fe)세대’의 디지털 친화력은 새로운 시니어 시대를 정의하는 핵심 역량이 됐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도 영향을 끼쳤다. 이런 액티브 시니어의 특징을 종합해 디지털을 활용한, 새로운 도전으로 이끄는, 활동적인 ‘신중년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 우리 핸드폰에서 만나요! 디지털로 교류하는 신중년


‘시놀’은 신중년을 타깃으로 한 온라인 매칭 서비스로 ‘시니어 틴더’라며 입소문을 탔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줄 뿐 아니라, 앱에서 만난 ‘단짝’과 같이 해보면 좋을 취미, 여가, 액티비티 등 즐길 거리도 소개하고 있다.  시놀의 김민지 대표는 요즘 신중년을 과거의 중년과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라고 본다. 김민지 대표는 “이들은 자식 또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삶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 도전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신중년에게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 기회가 전무하고, 젊은 날 못해봐 아쉬운 것이 많은데 그런 것들은 혼자 시도하기 어려움이 많다”며 시놀을 통해 시니어에게 “노화 현상에만 얽매여 고민하지 말고 노화를 대하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꿔 행복한 나이듦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신중년 매칭 커뮤니티 앱 ‘시놀’의 웹 소개 페이지. 시놀은 ‘시니어 놀이터'라는 뜻으로,

시니어들이 친구 뿐 아니라 다양한 즐길거리를 찾을 수 있는 놀이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다른 분야 사업을 진행하다 시니어 타깃 사업으로 확장한 사례도 있다. ‘링톡’은 본래 위치 인증 기술을 이용해 직장인을 타겟팅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던 스타트업 ‘엘핀’에서 개발한 서비스다. 이들은 최근 신중년을 새로운 타깃으로 잡고 시니어 동네 친구 매칭 서비스인 링톡을 출시했다. 현재 베타 버전을 운영 중이다.


구본욱 사업 이사는 “요즘 시니어 세대들은 젊은 세대와 큰 차이점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시니어 기반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온라인 기반으로 제공되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 앱이 가지는 한계도 있다. 구본욱 이사는 “이용자가 개인 정보를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했을 우려가 있다”고 말하며 이런 문제에 대해 “(더 꼼꼼한) 인증 등 특정한 절차를 추가해서 보완”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 설명했다.


◇ 핵심은 ‘친절한 안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삶이 되도록


로쉬코리아가 운영하는 브랜드 ‘오뉴’는 시니어가 고립감과 외로움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속적으로 해소할 방안을 고민했다. 그 결과 취미 문화를 소개하는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취미로 삼을만한 활동을 직접 배우거나 체험하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 ‘오뉴하우스’를 열었다.


최근 문을 연 삼청동 오뉴하우스에서 만난 현준엽 대표는 오뉴를 “가슴 뛰는 일상으로 안내하는 가이드”라고 정의했다. 그는 ‘일’의 개념을 재정의하면 직업 뿐 아니라 삶을 꾸려나가는 다양한 액티비티, 취미생활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오뉴는 이런 취미생활을 신중년의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단서로 삼았다.


신중년 취미생활 ‘오뉴’의 웹 소개 페이지.


현준엽 대표는 오뉴를 런칭하기 전, 이미 시니어 대상 사업을 운영해 봤다. 찾아가는 모바일 교육과 생활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8천 명 이상의 시니어와 직접 마주하자, 그들의 현실이 보였다. 현준엽 대표는 시니어 중 “경제력 여건과 상관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고, 새로운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소개받는 기회가 제공되면 누구든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현준엽 대표는 “기존에 문화센터,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문화생활 프로그램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들은 일회성 엔터테인먼트이다 보니 시니어들은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고립감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혼자서도 지속해 할 수 있는 취미생활로 이들을 친절하게 안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오뉴만의 ‘취미를 시작합니다’라는 컨셉이 나왔다. ‘춤을 시작합니다’, ‘여행을 시작합니다'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직접 해보며 취미생활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수업을 마련했다. 수업의 핵심은 단순 체험을 넘어, 취미생활을 혼자서도 지속할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다. 현준엽 대표는 이런 ‘친절한 안내’를 통해 시니어 취미 커뮤니티의 질적 향상을 꿈꾸고 있다.


‘오뉴 하우스'에 전시된 활동사진과 안에 마련된 클래스 운영 공간. 음악 감상, 미술 산책, 스튜디오 클래스 등

오뉴에서 마련한 액티비티를 경험하는 신중년의 모습이 담겨 있다.



◇ 84세, 86세도, 생각 바꾸면 누구나 ‘액티브 시니어’ 될 수 있어


이제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오뉴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다. 같은 수업을 수강한 회원들 간 교류를 위한 채팅방도 개설하고, 온라인 앱으로 새로운 클래스 소개도 한다. 그러나 시니어에게도 모바일 앱으로 다가가는 것이 능사일까. 모바일 환경이 오히려 장벽이 되지는 않는지 묻자 현준엽 대표는 많이 들은 질문이라며, 직접 만나본 한 시니어 고객의 말을 인용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신문 글자 크기가 바뀌었나? 아니잖아. 우리도 좋은 게 있으면 거기에 맞춰. 신문을 읽을 땐 돋보기를 껴. 중요한 건 글자크기 같은 게 아니라, 스타일이야. 네가 해보고 좋았던 걸 우리한테도 똑같이 소개해 줘.”


노년기로의 활기찬 ‘연착륙’을 돕는 신중년 타깃 서비스는 신중년 이상, 70대를 넘어선 세대에도 활력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매칭 앱 시놀도 가입 제한 연령을 정해두지 않아 현재 86세 최고령 회원이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오뉴에도 훌라 댄스반을 수강한 84세 회원이 있다. 오프라인 공간을 자주 방문하며 어떤 새로운 수업이 열리는지 적극적으로 묻고, 참여한다고 한다.


앞으로 시니어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하면 좋을까 묻자, 현준엽 대표는 “다른 세대의 인식보다도 시니어 스스로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다고 인식하면 누구나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 저널리즘 아카데미 2기 김보경, 김채연, 이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