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실습기사

인간과 AI의 상생 (2기 김가희)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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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온라인 커뮤니티는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으로 뜨거웠다. 15세기 조선의 왕이었던 세종대왕과 21세기에 등장한 컴퓨터를 엮어서 질문하니 챗GPT는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았다. “세종대왕의 맥북 던짐 사건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일화로”라는 말로 시작된 챗GPT의 설명은 하나의 ‘밈’이 되어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챗GPT의 답변은 생성 AI의 한계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을 이용한 거짓 정보일 뿐이었다. 무엇이든 답해야만 하는 생성 AI는 답변을 위해 허위 논문을 만들어 내기도, 허구의 사건을 꾸며내기도 했다. 사용자들은 할루시네이션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으면서도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과 유사한 질문을 던졌다. 사실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생성 AI의 한계를 찾아 그들이 인간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여느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새롭게 등장한 ‘챗GPT’는 사람들의 불안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며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챗GPT를 이용해 리포트를 써냈다. 건강이 안 좋은 교황이 하얀 패딩을 입고 산책하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경관에게 끌려가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사회 곳곳에 AI가 만든 가짜 뉴스들이 넘쳐났다. 결국 산업 혁명의 결과 등장한 ‘러다이트 운동’처럼 사람들은 유능한 AI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기술의 한계를 찾아내고 허점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으로 반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AI 기술을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답변’이라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서슴지 않고 내놓는 AI는 ‘조수’의 역할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들은 인간의 통제하에 놓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AI의 데이터는 인간이 기존에 만든 데이터를 재구성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은 기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AI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 3월 비영리단체 ‘퓨처 오브 라이프’는 “최소 6개월 동안 GPT4.0보다 강력한 AI 훈련을 중단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은 지지 서명을 보냈다. 지금 우리가 가장 힘을 쏟아야 할 것은 ‘속도 조절’이다. 한 발짝의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려면 두 발짝의 대비가 있어야 한다. 적절한 준비가 선행될 때 비로소 우리는 인공지능의 이점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저널리즘 아카데미 2기

김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