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관 “천재 공부하면 시시한 것 멀리하고 인생 확 달라져” [송의달 모닝라이브]
‘천재(天才)’ 탐구서 10권 낸 조성관 작가
①천재는 재능으로 인류사회 윤택케 해
②천재는 노력 70%, 환경 29%, 재능 1%
③천재 공부하면 생각·눈높이 상승 경험
송의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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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관(61) 작가는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유일무이한 ‘천재(天才) 연구가’입니다. 그는 2007년 <빈을 사랑한 천재들>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10권의 천재 탐구 단행본을 냈습니다.
조성관 천재연구가. 그는 천재 시리즈 10권 외에 <대통령과 기자들> <풍요와 기회의 나라 캐나다 기행>, <한국 엘리트들은 왜 교도소 담장 위를 걷나> 등 19권의 책을 냈다./조선일보DB
프라하·런던·뉴욕·페테르부르·파리·독일 등 세계 9개 도시에서 활동한 54명의 천재를 집중 조명한 것입니다. 아시아의 경우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5명의 한국·일본 천재들을 다뤘습니다. 조 작가는 2010년 발간한 ‘프라하가 사랑한 천재들’로 체코 정부로부터 공훈(功勳) 메달을 받았습니다.
◇천재 단행본 10권 등 19권 쓴 파워 라이터
연세대 영문과 졸업후 조선일보사에서 월간조선 기자와 주간조선 편집장으로 근무한 그는 지금까지 모두 19권의 단행본을 낸 파워 라이터(power writer·다작가)이기도 합니다. 30여년 몸담은 언론계를 떠나 2018년 전업(專業) 작가가 돼 작년부터 천재 탐구 아카데미인 ‘지니어스 테이블(Genius Table)’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성관 작가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쓴 천재 연구 단행본. 총 10권으로 세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54명의 천재들을 조명했다./조성관
기자는 이달 5일 낮 서울 광화문에서 조성관 작가를 만났습니다.
- ‘천재’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천재의 사전(辭典)적 의미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타고난 재능으로 공동체와 국가, 나아가 인류사회를 이롭게 만든 사람’이라고 본다. 특히 ‘재능으로 인류사회를 윤택하게 만드는데 이바지했는가’ 하는 점을 중시한다.”
- 일반적인 천재 관념과 조금 다르다.
“흔히 기억력이 아주 뛰어나거나 수학문제를 잘 푸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지만 진짜 천재는 탁월한 재능으로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한 사람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기업인도 천재라고 본다. 호암 이병철과 아산 정주영 같은 기업가 덕분에 한국인들은 양질(良質)의 일자리를 얻어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을 천재 시리즈 서울편에 포함했다.”
정주영(오른쪽) 현대그룹 창업주 회장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회장이 정주영 회장의 고희기념회장에서 만나 담소하고 있다./조선일보DB
◇“천재는 재능으로 인류사회 윤택하게 한 사람”
- 조 작가의 천재 연구는 무엇이 다른가?
“재능있는 사람이 천재로 탄생하기까지 과정에서 만난 사람에 주목한다. 어느 단계, 어느 시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 성장·도약했는지에 집중한다. 자기 혼자 힘만으로는 천재가 될 수 없다. 또 천재들의 진짜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 문헌 조사 외에 그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저장되어 있는 생가·작업실·단골 카페·묘지·기념관 등을 직접 답사하고 취재한다. 내가 쓴 천재 책들은 인물 평전이자, 천재 여행기(旅行記)이다.”
- 어떻게 ‘천재 연구가’가 됐나?
“2006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주간조선> 취재차 2005년 12월 오스트리아 빈과 잘츠부르크를 취재했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39·40·41번을 쓴 집을 찾아 강추위에 퍼커 모자를 뒤집어쓰고 걸어가는데 내 귀에서 그의 교향곡 40번이 들리기 시작했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더 크게 들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육신(肉身)은 없었지만 그때 나는 모차르트를 느꼈다. 이 ‘특별한 교감’이 나를 천재 연구로 이끌었다.”
작곡가 모차르트의 초상화/조선일보DB
모차르트의 고향이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잘 보존된 중세의 호엔잘츠부르크성과 호수, 숲, 알프스산맥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도시다./조선일보DB
조 작가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그 이후로 사비(私費)를 털어 다시 빈을 찾아가 모차르트의 불우한 말년과 현지 발자취를 찬찬히 훑었다. 이후 15년 넘게 세계 주요 도시들의 골목길을 찾아 누비고 다녔는데 천재들을 깊숙히 알아가는 지적(知的) 쾌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중요한 작품을 탄생시킨 공간에 대한 현장 취재는 천재와의 교감(交感)을 가능하게 하고 작품에 대한 공감(共感)을 증폭시킨다.”
◇“천재 많이 나와야 한국도 선진문명국”
- 천재 공부가 지금 왜 필요한가?
“천재는 50~100년 이상 시대를 앞서 새로운 언어와 개념을 만드는 사람이다. 한국이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게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각 분야에서 천재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천재 공부와 연구, 천재가 나오도록 북돋워주는 분위기가 절실하다. 이게 활발하게 지속되면 우리나라도 명실상부한 선진 문명국(文明國)이 된다.”
그의 이어지는 말입니다.
“현대인들은 천재들로부터 역경과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 강한 의지(意志)와 정신력(精神力)을 배울 수 있다. 천재들은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 예외없이 강한 의지력과 정신력으로 갈고 닦은 사람들이다. 의지력과 정신력이 약하면, 주어진 재능이 있어도 반짝 하다 사라지고 만다.”
- 천재는 의지와 정신력의 산물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천재 공부를 많이 할수록 그런 명제를 확인하게 된다. 타고난 재능은 사람이 어쩔 수 없지만, 노력 부분은 다르다. 매일매일 노력을 쌓아나가고 이것이 한달이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꾸준하게 이어가는 노력이 모든 걸 좌우한다.”
- 구체적으로 그런 사례가 있나?
“독일의 대문호인 괴테는 1831년에 필생의 작품인 희곡(戲曲) ‘파우스트’를 탈고했다. 이는 그가 숨을 거두기 1년 전이고 작품 구상을 처음 한지 60년 만이었다. 파우스트는 문학·철학·종교·정치 등을 망라한 작품으로 괴테가 인생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력의 집약체이다. 괴테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60대 이후에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끈기있는 노력과 열정이 없었다면, 괴테는 25세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써낸 이후 58년간 그렇게 꾸준하게 불후(不朽)의 작품을 써낼 수 없었을 것이다.”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왼쪽)와 그가 1831년에 쓴 '파우스트' 초판/조선일보DB
조성관 작가는 자신이 연구한 천재들 가운데 괴테를 으뜸으로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괴테가 61세이던 1810년에 출간한 ‘색채론(色彩論)’은 그가 20여년만에 완성한 자연과학 이론책이다.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지금 사용하는 색계표는 괴테가 발명한 색상환(色相環)을 응용발전시킨 것이다. 카프카는 1910년대에 쓴 일기에서 ‘괴테는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인간이란 말인가’라고 여러번 탄식하고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여행 중 로마에서의 괴테 모습. 화가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바인이 그린 ‘캄파냐(Campagna)라는 작품이다./조선일보DB
◇작품 구상 60년 만에 ‘파우스트’ 쓴 괴테
그는 “천재는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다. 몰입과 집중으로 자신의 재능(才能)을 실현하고자 분투(奮鬪)하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괴테는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 그는 말년에 아랍문명에 관심을 갖고 아랍어를 배우려고 했다. 호기심이 살아있는 한 인간의 뇌(腦)는 늙지 않는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은 ‘1984′를 스코틀랜드의 외딴섬 주라(Jura)에 들어가 피를 토하며 썼다. 결핵을 앓고 있던 그는 가슴속에 차오르는 열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1984′는 오웰의 혼(魂)이 담긴 소설이다.”
- 54명의 천재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성실성과 호기심, 융합능력 세 가지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엄격하고 매우 성실하다. 성실하지 못하면 주어진 재능조차 꽃피우지 못한다. 천재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고정관념 너머 새로운 세상을 읽고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기성의 학습 위에 새롭고 이질적인 것을 수용·융합하는데 탁월하다. 백남준, 코코 샤넬, 프로이트, 클림트, 드보르자크 등이 그랬다.”
- 천재들은 노력 없이도 탁월한 사람 아닌가?
“그렇지 않다. 어떤 사람은 일찍부터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고, 어떤 이는 뒤늦게 재능을 발견한다. 천재들은 살아있는 동안 최선의 노력으로 주어진 재능을 극한(極限)으로 발전시켜, 후대인들까지 감사하고 기억하며 감격해 하는 존재이다. 사람의 재능은 식물(植物)과 비슷해 보살펴주고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계속 성장한다.”
조 작가는 여기서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에서 스타가 된 조규성 선수 얘기를 꺼냈습니다.
“조규성은 안양공고 시절 별 볼일 없는 선수였다. 축구가 안돼 공무원 시험을 볼까를 고민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날 안양공고 감독은 조규성도 모르는 장점을 보고 그를 센터 포워드로 바꿨다. 그랬더니 그의 축구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천재도 누구를 만나느냐가 그 사람의 성장과 도약을 결정짓는다.”
2022년 11월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전에서 대한민국의 조규성 선수가 동점 헤딩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뉴스1
조성관 작가가 철학자 니체의 생가가 있는 뢰켄을 찾아갔을 때 작성한 취재 수첩의 메모/조성관 제공
◇“천재는 자신의 재능을 실현하려 분투하는 사람”
- 천재들은 왜 거의 전부 선진국에서 나왔는가?
“거꾸로 보자. 뛰어난 천재들을 많이 배출했기 때문에 그 나라가 문명을 선도하는 선진국이 된 것 아닐까. 저마다의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며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선진 문명(先進 文明)사회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는 “천재는 여러 문명이 충돌하며 스파크를 일으키는 공간에서,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자극을 주고받으며 자유롭게 상상할 때 태어난다.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는 크로스오버(cross-over)의 도시 뉴욕에서 활짝 꽃피었다. 공산주의 같은 전체주의 사회와 신정(神政)일치의 이슬람 사회에서는 천재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존 록펠러와 아들 존 록펠러 2세(오른쪽). 1932년 촬영된 사진이다./조선일보DB
- 15년 넘게 천재를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성취를 이룬 사람에 대한 평가가 우리 사회는 너무 야박하다. 저절로 성공한 줄 안다. 뛰어난 인물은 사회가 키워내는 것이다.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툭하면 흠집내고 끌어내리려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한 것과 못한 것이 있다. 미국인이 존경하는 ‘석유왕’ 존 록펠러의 삶을 보라. 잘한 게 많으면 잘한 것에 조명을 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회 전체가 발전한다.”
- 가장 닮고 싶은 천재가 있다면?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이다. 그의 10분이 1이라도 닮고 싶다. 글쓰기에 임하는 구도자(求道者)적 자세가 특히 그렇다. 조지 오웰은 글을 쓰기 위해 때로는 사회의 밑바닥에, 때로는 전쟁터에 몸을 던졌다. 그는 적당히 하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죽을 힘을 다했다. 그는 사실과 신념이 충돌할 때 언제나 사실(事實·fact) 편에 섰다. 또 진실과 대면(對面)하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표지
조성관 작가의 조지 오웰에 관한 '지니어스 테이블' 강의록 일부. '지니어스 테이블'은 매회 50여쪽 분량의 상세한 강의자료를 제공한다.
◇“천재는 1% 재능·29% 환경·70% 노력”
- 천재 공부는 어떤 사람이 하면 좋나?
“기본적으로 재능 있는 사람들이면 좋다. 재능을 계속 발전시키려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천재 사례를 공부하는 게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최고경영자(CEO)와 교수들이다. 훌륭한 CEO는 조직원들이 재능을 마음껏 발휘토록 하는 존재이다. 그럴려면 재능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잘 나가다가 슬럼프에 빠진 리더들이다. 천재들의 삶은 이런 사람을 흔들어깨우고 각성시킨다.”
- 99%의 범재(凡材)들은 어떡해야 할까?
“내가 하는 천재 연구는 보통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천재는 ‘재능충(蟲)’이라며 자신은 보잘 것 없다며 단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들에게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뛰어난 인물을 한 사람만 선정해 모델로 삼으라’고 주문한다. 그들의 좋은 습관을 10분의 1만이라도 따라 배우라고. 그러면 자신도 성장해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천재 공부로 구체적으로 얻는 것이라면?
“인생에서 시시한 것을 멀리하고 단순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생각과 눈높이의 상승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면서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천재들의 삶을 깊이 알면서 인생관과 생활 방식이 확 달라진다. 이것보다 더이상 값지고 삶에 유익(有益)한 게 뭐가 있나?”
- ‘지니어스 테이블’ 에서 가장 인기있는 부분은?
“천재가 어떻게 재능을 폭발시켰느냐에 관심이 많더라. 영국의 버지니아 울프는 남편 레너드를 못 만났더라면 재능이 죽었을 것이고, 윤동주는 연희전문 후배 정병욱이 필사본 시집을 보관하는 바람에 시인으로 부활했다. 천재는 1%의 재능과 29%의 주변 환경, 70%의 노력으로 이뤄진다고 본다. 당신의 인생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①윤동주 시인의 모습. ②간도에 있는 그의 생가. ③그가 연희전문학교를 다니던 시절 스크랩했던 조선일보 기사들. ④대표작 ‘서시’ 육필 원고. ⑤대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1948). /위키피디아·조선일보DB
2022년 8월 말 '지니어스 테이블' 시즌 2 모습. 한 시즌당 5개월 일정인 '지니어스 테이블'은 천재들의 창조성의 비밀을 공유하는 문화살롱이다. 격주 마다 열린다./조성관 제공
◇“인문교양 두터우면 선전·선동에 안 휘둘려”
-전업작가로서 어떤 루틴을 갖고 있나?
“무슨 일이 있어도 오전에 3시간 정도 글을 쓴다. 내 경우는 오전 컨디션이 가장 좋다. 오후에는 단골 카페로 가서 3시간 정도 강연 준비를 하고 원고를 쓴다.”
- 언론계에 있는 후배 기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아무리 힘들더라도 책을 쓰라고 말하고 싶다. 기자가 경험하는 세계는 아주 특별하다. 그 소중한 경험을 글로 남겨야 한다. 그게 기자의 소명(召命)이다.”
- 앞으로 목표나 꿈이라면?
“지금 연재하는 ‘세계인문여행’을 300회 이상 지속시켜 그걸 바탕으로 전집(全集)을 낼 예정이다. 목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反)지성주의 타파’다. 그러려면 인문교양이 바탕이 돼야 한다. 국민의 인문적 교양이 두터운 사회는 결코 선전·선동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그리고 2년 차인 ‘지니어스 테이블’을 한국 최고의 명품 아카데미로 반석 위에 올려놓고 싶다.”
조성관 작가가 인터넷 공간에서 매주 연재하고 있는 '세계인문기행'/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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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관 “천재 공부하면 시시한 것 멀리하고 인생 확 달라져” [송의달 모닝라이브]
‘천재(天才)’ 탐구서 10권 낸 조성관 작가
①천재는 재능으로 인류사회 윤택케 해
②천재는 노력 70%, 환경 29%, 재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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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관(61) 작가는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유일무이한 ‘천재(天才) 연구가’입니다. 그는 2007년 <빈을 사랑한 천재들>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10권의 천재 탐구 단행본을 냈습니다.
조성관 천재연구가. 그는 천재 시리즈 10권 외에 <대통령과 기자들> <풍요와 기회의 나라 캐나다 기행>, <한국 엘리트들은 왜 교도소 담장 위를 걷나> 등 19권의 책을 냈다./조선일보DB
프라하·런던·뉴욕·페테르부르·파리·독일 등 세계 9개 도시에서 활동한 54명의 천재를 집중 조명한 것입니다. 아시아의 경우 서울과 도쿄에서 각각 5명의 한국·일본 천재들을 다뤘습니다. 조 작가는 2010년 발간한 ‘프라하가 사랑한 천재들’로 체코 정부로부터 공훈(功勳) 메달을 받았습니다.
◇천재 단행본 10권 등 19권 쓴 파워 라이터
연세대 영문과 졸업후 조선일보사에서 월간조선 기자와 주간조선 편집장으로 근무한 그는 지금까지 모두 19권의 단행본을 낸 파워 라이터(power writer·다작가)이기도 합니다. 30여년 몸담은 언론계를 떠나 2018년 전업(專業) 작가가 돼 작년부터 천재 탐구 아카데미인 ‘지니어스 테이블(Genius Table)’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성관 작가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쓴 천재 연구 단행본. 총 10권으로 세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54명의 천재들을 조명했다./조성관
기자는 이달 5일 낮 서울 광화문에서 조성관 작가를 만났습니다.
- ‘천재’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천재의 사전(辭典)적 의미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타고난 재능으로 공동체와 국가, 나아가 인류사회를 이롭게 만든 사람’이라고 본다. 특히 ‘재능으로 인류사회를 윤택하게 만드는데 이바지했는가’ 하는 점을 중시한다.”
- 일반적인 천재 관념과 조금 다르다.
“흔히 기억력이 아주 뛰어나거나 수학문제를 잘 푸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지만 진짜 천재는 탁월한 재능으로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한 사람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기업인도 천재라고 본다. 호암 이병철과 아산 정주영 같은 기업가 덕분에 한국인들은 양질(良質)의 일자리를 얻어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을 천재 시리즈 서울편에 포함했다.”
정주영(오른쪽) 현대그룹 창업주 회장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회장이 정주영 회장의 고희기념회장에서 만나 담소하고 있다./조선일보DB
◇“천재는 재능으로 인류사회 윤택하게 한 사람”
- 조 작가의 천재 연구는 무엇이 다른가?
“재능있는 사람이 천재로 탄생하기까지 과정에서 만난 사람에 주목한다. 어느 단계, 어느 시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 성장·도약했는지에 집중한다. 자기 혼자 힘만으로는 천재가 될 수 없다. 또 천재들의 진짜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 문헌 조사 외에 그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저장되어 있는 생가·작업실·단골 카페·묘지·기념관 등을 직접 답사하고 취재한다. 내가 쓴 천재 책들은 인물 평전이자, 천재 여행기(旅行記)이다.”
- 어떻게 ‘천재 연구가’가 됐나?
“2006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주간조선> 취재차 2005년 12월 오스트리아 빈과 잘츠부르크를 취재했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39·40·41번을 쓴 집을 찾아 강추위에 퍼커 모자를 뒤집어쓰고 걸어가는데 내 귀에서 그의 교향곡 40번이 들리기 시작했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더 크게 들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육신(肉身)은 없었지만 그때 나는 모차르트를 느꼈다. 이 ‘특별한 교감’이 나를 천재 연구로 이끌었다.”
작곡가 모차르트의 초상화/조선일보DB
모차르트의 고향이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잘 보존된 중세의 호엔잘츠부르크성과 호수, 숲, 알프스산맥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도시다./조선일보DB
조 작가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그 이후로 사비(私費)를 털어 다시 빈을 찾아가 모차르트의 불우한 말년과 현지 발자취를 찬찬히 훑었다. 이후 15년 넘게 세계 주요 도시들의 골목길을 찾아 누비고 다녔는데 천재들을 깊숙히 알아가는 지적(知的) 쾌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중요한 작품을 탄생시킨 공간에 대한 현장 취재는 천재와의 교감(交感)을 가능하게 하고 작품에 대한 공감(共感)을 증폭시킨다.”
◇“천재 많이 나와야 한국도 선진문명국”
- 천재 공부가 지금 왜 필요한가?
“천재는 50~100년 이상 시대를 앞서 새로운 언어와 개념을 만드는 사람이다. 한국이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게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각 분야에서 천재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천재 공부와 연구, 천재가 나오도록 북돋워주는 분위기가 절실하다. 이게 활발하게 지속되면 우리나라도 명실상부한 선진 문명국(文明國)이 된다.”
그의 이어지는 말입니다.
“현대인들은 천재들로부터 역경과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 강한 의지(意志)와 정신력(精神力)을 배울 수 있다. 천재들은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 예외없이 강한 의지력과 정신력으로 갈고 닦은 사람들이다. 의지력과 정신력이 약하면, 주어진 재능이 있어도 반짝 하다 사라지고 만다.”
- 천재는 의지와 정신력의 산물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천재 공부를 많이 할수록 그런 명제를 확인하게 된다. 타고난 재능은 사람이 어쩔 수 없지만, 노력 부분은 다르다. 매일매일 노력을 쌓아나가고 이것이 한달이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꾸준하게 이어가는 노력이 모든 걸 좌우한다.”
- 구체적으로 그런 사례가 있나?
“독일의 대문호인 괴테는 1831년에 필생의 작품인 희곡(戲曲) ‘파우스트’를 탈고했다. 이는 그가 숨을 거두기 1년 전이고 작품 구상을 처음 한지 60년 만이었다. 파우스트는 문학·철학·종교·정치 등을 망라한 작품으로 괴테가 인생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력의 집약체이다. 괴테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60대 이후에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끈기있는 노력과 열정이 없었다면, 괴테는 25세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써낸 이후 58년간 그렇게 꾸준하게 불후(不朽)의 작품을 써낼 수 없었을 것이다.”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왼쪽)와 그가 1831년에 쓴 '파우스트' 초판/조선일보DB
조성관 작가는 자신이 연구한 천재들 가운데 괴테를 으뜸으로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괴테가 61세이던 1810년에 출간한 ‘색채론(色彩論)’은 그가 20여년만에 완성한 자연과학 이론책이다.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지금 사용하는 색계표는 괴테가 발명한 색상환(色相環)을 응용발전시킨 것이다. 카프카는 1910년대에 쓴 일기에서 ‘괴테는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인간이란 말인가’라고 여러번 탄식하고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여행 중 로마에서의 괴테 모습. 화가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바인이 그린 ‘캄파냐(Campagna)라는 작품이다./조선일보DB
◇작품 구상 60년 만에 ‘파우스트’ 쓴 괴테
그는 “천재는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다. 몰입과 집중으로 자신의 재능(才能)을 실현하고자 분투(奮鬪)하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괴테는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 그는 말년에 아랍문명에 관심을 갖고 아랍어를 배우려고 했다. 호기심이 살아있는 한 인간의 뇌(腦)는 늙지 않는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은 ‘1984′를 스코틀랜드의 외딴섬 주라(Jura)에 들어가 피를 토하며 썼다. 결핵을 앓고 있던 그는 가슴속에 차오르는 열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1984′는 오웰의 혼(魂)이 담긴 소설이다.”
- 54명의 천재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성실성과 호기심, 융합능력 세 가지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엄격하고 매우 성실하다. 성실하지 못하면 주어진 재능조차 꽃피우지 못한다. 천재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고정관념 너머 새로운 세상을 읽고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기성의 학습 위에 새롭고 이질적인 것을 수용·융합하는데 탁월하다. 백남준, 코코 샤넬, 프로이트, 클림트, 드보르자크 등이 그랬다.”
- 천재들은 노력 없이도 탁월한 사람 아닌가?
“그렇지 않다. 어떤 사람은 일찍부터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고, 어떤 이는 뒤늦게 재능을 발견한다. 천재들은 살아있는 동안 최선의 노력으로 주어진 재능을 극한(極限)으로 발전시켜, 후대인들까지 감사하고 기억하며 감격해 하는 존재이다. 사람의 재능은 식물(植物)과 비슷해 보살펴주고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계속 성장한다.”
조 작가는 여기서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에서 스타가 된 조규성 선수 얘기를 꺼냈습니다.
“조규성은 안양공고 시절 별 볼일 없는 선수였다. 축구가 안돼 공무원 시험을 볼까를 고민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날 안양공고 감독은 조규성도 모르는 장점을 보고 그를 센터 포워드로 바꿨다. 그랬더니 그의 축구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천재도 누구를 만나느냐가 그 사람의 성장과 도약을 결정짓는다.”
2022년 11월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전에서 대한민국의 조규성 선수가 동점 헤딩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뉴스1
조성관 작가가 철학자 니체의 생가가 있는 뢰켄을 찾아갔을 때 작성한 취재 수첩의 메모/조성관 제공
◇“천재는 자신의 재능을 실현하려 분투하는 사람”
- 천재들은 왜 거의 전부 선진국에서 나왔는가?
“거꾸로 보자. 뛰어난 천재들을 많이 배출했기 때문에 그 나라가 문명을 선도하는 선진국이 된 것 아닐까. 저마다의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며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선진 문명(先進 文明)사회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는 “천재는 여러 문명이 충돌하며 스파크를 일으키는 공간에서,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자극을 주고받으며 자유롭게 상상할 때 태어난다.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는 크로스오버(cross-over)의 도시 뉴욕에서 활짝 꽃피었다. 공산주의 같은 전체주의 사회와 신정(神政)일치의 이슬람 사회에서는 천재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존 록펠러와 아들 존 록펠러 2세(오른쪽). 1932년 촬영된 사진이다./조선일보DB
- 15년 넘게 천재를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성취를 이룬 사람에 대한 평가가 우리 사회는 너무 야박하다. 저절로 성공한 줄 안다. 뛰어난 인물은 사회가 키워내는 것이다.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툭하면 흠집내고 끌어내리려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한 것과 못한 것이 있다. 미국인이 존경하는 ‘석유왕’ 존 록펠러의 삶을 보라. 잘한 게 많으면 잘한 것에 조명을 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회 전체가 발전한다.”
- 가장 닮고 싶은 천재가 있다면?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이다. 그의 10분이 1이라도 닮고 싶다. 글쓰기에 임하는 구도자(求道者)적 자세가 특히 그렇다. 조지 오웰은 글을 쓰기 위해 때로는 사회의 밑바닥에, 때로는 전쟁터에 몸을 던졌다. 그는 적당히 하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죽을 힘을 다했다. 그는 사실과 신념이 충돌할 때 언제나 사실(事實·fact) 편에 섰다. 또 진실과 대면(對面)하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표지
조성관 작가의 조지 오웰에 관한 '지니어스 테이블' 강의록 일부. '지니어스 테이블'은 매회 50여쪽 분량의 상세한 강의자료를 제공한다.
◇“천재는 1% 재능·29% 환경·70% 노력”
- 천재 공부는 어떤 사람이 하면 좋나?
“기본적으로 재능 있는 사람들이면 좋다. 재능을 계속 발전시키려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천재 사례를 공부하는 게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최고경영자(CEO)와 교수들이다. 훌륭한 CEO는 조직원들이 재능을 마음껏 발휘토록 하는 존재이다. 그럴려면 재능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잘 나가다가 슬럼프에 빠진 리더들이다. 천재들의 삶은 이런 사람을 흔들어깨우고 각성시킨다.”
- 99%의 범재(凡材)들은 어떡해야 할까?
“내가 하는 천재 연구는 보통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천재는 ‘재능충(蟲)’이라며 자신은 보잘 것 없다며 단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들에게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뛰어난 인물을 한 사람만 선정해 모델로 삼으라’고 주문한다. 그들의 좋은 습관을 10분의 1만이라도 따라 배우라고. 그러면 자신도 성장해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천재 공부로 구체적으로 얻는 것이라면?
“인생에서 시시한 것을 멀리하고 단순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생각과 눈높이의 상승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면서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천재들의 삶을 깊이 알면서 인생관과 생활 방식이 확 달라진다. 이것보다 더이상 값지고 삶에 유익(有益)한 게 뭐가 있나?”
- ‘지니어스 테이블’ 에서 가장 인기있는 부분은?
“천재가 어떻게 재능을 폭발시켰느냐에 관심이 많더라. 영국의 버지니아 울프는 남편 레너드를 못 만났더라면 재능이 죽었을 것이고, 윤동주는 연희전문 후배 정병욱이 필사본 시집을 보관하는 바람에 시인으로 부활했다. 천재는 1%의 재능과 29%의 주변 환경, 70%의 노력으로 이뤄진다고 본다. 당신의 인생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①윤동주 시인의 모습. ②간도에 있는 그의 생가. ③그가 연희전문학교를 다니던 시절 스크랩했던 조선일보 기사들. ④대표작 ‘서시’ 육필 원고. ⑤대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1948). /위키피디아·조선일보DB
2022년 8월 말 '지니어스 테이블' 시즌 2 모습. 한 시즌당 5개월 일정인 '지니어스 테이블'은 천재들의 창조성의 비밀을 공유하는 문화살롱이다. 격주 마다 열린다./조성관 제공
◇“인문교양 두터우면 선전·선동에 안 휘둘려”
-전업작가로서 어떤 루틴을 갖고 있나?
“무슨 일이 있어도 오전에 3시간 정도 글을 쓴다. 내 경우는 오전 컨디션이 가장 좋다. 오후에는 단골 카페로 가서 3시간 정도 강연 준비를 하고 원고를 쓴다.”
- 언론계에 있는 후배 기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아무리 힘들더라도 책을 쓰라고 말하고 싶다. 기자가 경험하는 세계는 아주 특별하다. 그 소중한 경험을 글로 남겨야 한다. 그게 기자의 소명(召命)이다.”
- 앞으로 목표나 꿈이라면?
“지금 연재하는 ‘세계인문여행’을 300회 이상 지속시켜 그걸 바탕으로 전집(全集)을 낼 예정이다. 목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反)지성주의 타파’다. 그러려면 인문교양이 바탕이 돼야 한다. 국민의 인문적 교양이 두터운 사회는 결코 선전·선동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그리고 2년 차인 ‘지니어스 테이블’을 한국 최고의 명품 아카데미로 반석 위에 올려놓고 싶다.”
조성관 작가가 인터넷 공간에서 매주 연재하고 있는 '세계인문기행'/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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