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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YT 이어 CNN 맡은 마크 톰슨의 4가지 마법 카드 [송의달 LIVE]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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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YT 이어 CNN 맡은 마크 톰슨의 4가지 마법 카드 [송의달 LIVE]

“2040년엔 종이신문 없을 것”...‘5중 악재’ CNN도 살릴까? [미디어 프리즘]



송의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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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CEO로 지명한 것 자체가 탁월한 선택이다. 그는 스마트하고 유머감각 있고 뉴스·TV·비즈니스에서 자신의 방식을 알고 있다.”(카라 스위셔·미디어 평론가)

“그는 인재들의 능력 개발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특출한 리더이다.” (메레디스 코핏 레비언·뉴욕타임스 CEO)


2023년 10월 9일부터 CNN 회장 겸 CEO로 근무하는 마크 톰슨이 뉴욕타임스(NYT) 최고경영자(CEO) 시절 모습. 그는 인쇄 미디어이던 NYT를 세계 초유의 디지털 미디어로 탈바꿈시켰다.

2023년 10월 9일부터 CNN 회장 겸 CEO로 근무하는 마크 톰슨이 뉴욕타임스(NYT) 최고경영자(CEO) 시절 모습. 그는 인쇄 미디어이던 NYT를 세계 초유의 디지털 미디어로 탈바꿈시켰다.


두 문장은 CNN의 총사령관으로 지난주 선임된 마크 톰슨(Mark Thompson·66)에 대한 평가입니다. CNN의 모(母)회사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는 2023년 8월 30일 “마크 톰슨이 오는 10월 9일부터 CNN 회장 겸 CEO로서 최고경영자와 집장(editor in chief)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습니다.

◇BBC iPlayer 히트...‘황금 손길’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CEO는 별도 성명에서 “조직에 영감(靈感)을 불어넣고 그것을 성취해 내는 마크 톰슨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두 언론사를 디지털 시대에 맞춰 변화시킨 진정한 혁신가”라고 말했습니다.

런던에서 태어난 마크 톰슨은 41년의 미디어 업계 경력 중 16년을 CEO로 보냈습니다. 옥스퍼드대 머튼(Merton) 칼리지를 졸업한 22세에 BBC방송 수습사원으로 입사해 9시 뉴스(Nine O’Clock News) 에디터 등을 거쳐 2004년부터 8년간 사장(Director-General)을 지냈습니다. 2012년 11월부터 2020년 8월까지는 뉴욕타임스(NYT) CEO였습니다.

BBC 사장 시절 그는 혁신 서비스와 조직 재구축으로 디지털 전환과 고(高)효율화를 이뤘습니다. 한 예로 모바일과 태블릿·컴퓨터·스마트TV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인 BBC iPlayer를 히트시켜 ‘황금 손길(golden touch)’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영국 런던 시내에 있는 BBC방송 본부 건물인 브로드캐스팅 하우스(Broadcasting House)/Wikipedia

영국 런던 시내에 있는 BBC방송 본부 건물인 브로드캐스팅 하우스(Broadcasting House)/Wikipedia



BBC iPlayer 소개 화면. iPlayer는 마크 톰슨이 BBC 사장으로 있던 2007년 12월 첫 선을 보였고 2008년 6월 재단장했다. 영국 거주 시청자에게는 상업광고 없이 서비스된다. TV 수신료 없이 시청하는 것은 불법이다.

BBC iPlayer 소개 화면. iPlayer는 마크 톰슨이 BBC 사장으로 있던 2007년 12월 첫 선을 보였고 2008년 6월 재단장했다. 영국 거주 시청자에게는 상업광고 없이 서비스된다. TV 수신료 없이 시청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신문업계 경험이 전무(全無)한 그의 NYT행(行)에 대해선 “무모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당시 14억달러 넘는 빚을 지고 있던 NYT는 2005년부터 4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할 만큼 사정이 나빴습니다.

주가(株價) 폭락에 분노한 주주들이 설즈버거 발행인 일가의 퇴진을 공개 요구했고, 시장에선 파산설이 돌았습니다. 1851년 출범한 NYT는 ‘회색 머리칼의 노부인(Grey Old Lady)’이란 별명처럼, 지면에 사진 게재와 컬러 인쇄조차 꺼리는 고루(固陋)한 언론사였습니다.

난파선 같던 NYT를 맡은 마크 톰슨은 재임 8년 만에 ‘월드클래스(world-class) 저널리즘 기업’이자 ‘월드클래스 디지털 상품·기술기업’으로 환골탈태시켰습니다. 취임때 51만명 정도이던 디지털 유료 구독자는 600만명으로 늘었고, 7달러대이던 주가는 43달러대로 5배 올랐습니다. “2020년까지 디지털 부문 매출을 8억달러로 2배 늘리겠다”는 약속은 1년 앞당겨 2019년에 달성했습니다.

지금 900만명 넘는 디지털 유료 구독자를 가진 NYT는 미국의 20~30대가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미디어 기업입니다. 마크 톰슨은 어떻게 ‘디지털 상승(常勝) 기업’으로 바꾸었을까요? 4개의 마법 카드가 있습니다.


◇①全 임직원과 목표·비전 공유

그에게 가장 큰 과제는 2011년 3월 온라인 기사 유료화로 시작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성공이었습니다. 첫 해 60만명을 밑돌던 유료 가입자 숫자는 3년이 지난도 90만명선에 그쳤습니다. 2014년 봄 내놓은 ‘NYT Now’, ‘타임스 프리미어’(Times Premier), ‘NYT Opinion’ 등 3개 디지털 유료 상품은 모두 실패해 1년 내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마크 톰슨은 여기서 포기는커녕 더 강하고 집요하게 승부를 걸었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7개월간 계속한 ‘끝장 토론’은 그런 도전 중 하나입니다. 톰슨의 말입니다.

“2015년 4월부터 11월까지 최고위 임원 5~6명은 매주 금요일 낮12시부터 매주 오후 6시 또는 7시까지 6~7시간 치열한 대화(intense conversation)를 나눴다. 많은 격렬한 논쟁과 외침을 통해 우리는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정으로 공유하는 비전을 갖게 됐다.”


2014년 5월 공개된 뉴욕타임스의 '혁신 보고서'(Innovation Report) 표지. 총 96쪽 분량이다.

2014년 5월 공개된 뉴욕타임스의 '혁신 보고서'(Innovation Report) 표지. 총 96쪽 분량이다.


앞서 그는 10명의 사내 특별팀으로 6개월 동안 내부 228명, 외부 126명 등 총 354명을 인터뷰한 뒤 2014년 5월 ‘혁신 보고서(Innovation Report)’를 냈습니다. 보고서는 “NYT의 편집국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종이신문 1면에 대한 자부심과 집착을 버리고 디지털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으라. 디지털 전문가들을 주요 위원회에 배치하고 편집국 내·외부의 ‘디지털 스타(star)’를 발굴·채용하라.”

2015년 7월 30일, 디지털 유료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자, 마크 톰슨은 한층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그해 10월 7일, A4용지 12장 분량의 ‘우리가 가야할 길(Our Path Forward)’이란 전략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이 메모는 NYT 오너 가문과 마크 톰슨, 최고위 임원 등 10명이 디지털 성공을 향한 결의와 목표를 적은 집단 출사표(出師表)였습니다. 그에 앞서 톰슨은 사내에 소규모, 그룹별 대화를 20차례 넘게 열어 회사 전체에 단단한 공감대(共感帶)를 구축했습니다.


NYT 최고위 임원 10명이 서명한 전략메모 '우리가 나아갈 길(Our Path Forward)의 첫 페이지.  A4용지로 총 12장 분량이다.

NYT 최고위 임원 10명이 서명한 전략메모 '우리가 나아갈 길(Our Path Forward)의 첫 페이지. A4용지로 총 12장 분량이다.


최고위층부터 최말단까지 ‘변화를 위한 야망(ambition for change)’을 공유한 것입니다. 마크 톰슨은 “NYT의 ‘급격한 변화(radical change)를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끝까지 지켜준 설즈버거 가문에 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1년 동안 회사 안팎 관계자들과의 수 백회의 인터뷰, 이용자 행태분석 등으로 2017년 1월 낸 ‘2020 보고서(The Report of the 2020 Group)’는 비전과 세부 로드맵을 담은 결정판(決定版)입니다.


뉴욕 맨해튼 중심부인 웨스트(West) 41번가와 42번가 사이에 있는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지상 52층, 지하 7층 규모로 타임스 스퀘어와는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다. 뉴욕에서 4번째로 높은 고층 건물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이름을 따 '렌조 피아노 빌딩'으로 불린다./조선일보DB

뉴욕 맨해튼 중심부인 웨스트(West) 41번가와 42번가 사이에 있는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지상 52층, 지하 7층 규모로 타임스 스퀘어와는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다. 뉴욕에서 4번째로 높은 고층 건물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이름을 따 '렌조 피아노 빌딩'으로 불린다./조선일보DB


◇②'깊은 변화’와 과감한 투자

마크 톰슨은 이를 토대로 NYT에 ‘매우, 매우 깊은 변화(very, very deep change)’를 이뤘습니다. ‘종이신문 중심’이던 뉴스 제작 방식을 스마트폰→웹사이트→종이신문 순서로 뒤집었습니다. 돈을 받는 뉴스상품의 영역을 딱딱한 기사와 칼럼 외에 ‘정교한 문화 상품(a sophisticated cultural object)’으로 확장했습니다. 그의 말입니다.

“NYT의 미래를 여는 열쇠는 우리의 과거에 있었다. 우리는 1970년대 중반에 부동산·음식·엔터테인먼트 같은 요일별 섹션을 세계 최초로 발행했다. 여기서 착안해 쿠킹(Cooking), 십자말 퀴즈(Crossword)와 ‘더 데일리(The Daily)’ 같은 오디오 상품을 만들고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인 와이어커터(Wirecutter)를 사들였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상품들. 'The Daily', 'Modern Love', 'Ezra Klein Show'는 회사를 대표하는 오디어 팟캐스트 상품이다./nytco.com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상품들. 'The Daily', 'Modern Love', 'Ezra Klein Show'는 회사를 대표하는 오디어 팟캐스트 상품이다./nytco.com


2013년 7월 포브스(Forbes) 광고 임원이던 42세의 메레디스 레비언(Meredith K. Levien)을 광고책임자로, 2014년 11월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킨슬리 윌슨(Kinsley Wilson)을 전략&혁신 최고책임자로 각각 영입하는 등 외부 전문가들을 대거 수혈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과 애플·핀터레스트·징가·워너뮤직 같은 IT 기업에서 수 십명을 임원과 팀장급으로 스카웃했습니다.

조직 문화도 실패해도 다시 전진하며, 20대 후반~30대가 팀장·부장을 맡아 신속하게 결정하고 책임지는 ‘실리콘밸리형(型)’을 도입했습니다. ‘디지털 상품&기술팀’에서만 700명의 젊은 엔지니어가 있습니다. 마크 톰슨은 외부자의 차가운 눈(cold eye)으로 NYT의 업(業)과 비즈니스 및 인력 구조를 일신(一新)했습니다. 최고위급 임원 중 8년 간 마크 톰슨과 함께 한 이는 1~2명 뿐이며, 2012년 말 전체 직원의 20%이던 밀레니얼 세대 비중은 8년 만에 49%로 높아졌습니다.


뉴욕타임스에서 CEO와 COO(최고운영책임자)로 '황금 콤비'를 이룬 마크 톰슨(왼쪽)과 메레디스 코핏 레비언/조선일보 DB

뉴욕타임스에서 CEO와 COO(최고운영책임자)로 '황금 콤비'를 이룬 마크 톰슨(왼쪽)과 메레디스 코핏 레비언/조선일보 DB


마크 톰슨은 “‘깊은 변화’의 효과를 내려면 콘텐츠와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넷플릭스(Netflix)의 리드 해이스팅스와 디즈니(Disney)의 밥 아이거 CEO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봐라. 신문도 똑같이 해야 살아남고 번성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지적입니다.


“디지털 투자는 용감(brave)하고 대담(bold)해야 한다. 젊은 구독자들을 중심으로 디지털을 진짜 껴안아야 한다(truly embracing digital). 근근히 살아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절대 가능하지 않다. 재무 상황만 나빠질 뿐이다.”

2020년 NYT의 디지털 상품 개발 투자비(1억3243만달러)는 2018년(8410만달러) 대비 57% 늘었습니다. 제조업이 아닌데도 마크 톰슨은 총매출액의 6~7%를 매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쿠킹(Cooking)' '십자말 퀴즈(Crossword)' '단어 맞추기(Wordle)' 같은 디지털 유료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연간 40달러를 내야 볼 수 있는 쿠킹의 매월 순방문자(UV) 수는 2020년에 1000만명을 넘었다.

뉴욕타임스는 '쿠킹(Cooking)' '십자말 퀴즈(Crossword)' '단어 맞추기(Wordle)' 같은 디지털 유료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연간 40달러를 내야 볼 수 있는 쿠킹의 매월 순방문자(UV) 수는 2020년에 1000만명을 넘었다.


◇③핵심인 ’고급 저널리즘’ 강화

대전환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는 퀄러티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이라는 목표 하나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2014년 5월 편집인(executive editor)으로 발탁한 딘 바케이(Dean Baquet·66)의 지위도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마크 톰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NYT 비즈니스의 핵심(core)은 메인 뉴스와 오피니언, 다른 스토리들을 만드는 일이다. 여기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큰 일이다. 편집국에 투자한다면, 세계 최고의 저널리스트들을 얻게 된다. 이용자들은 저널리스트들이 만든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며, 우리가 만든 디지털 상품과의 사랑에 빠질 것이다. 이용자들이 지불하는 돈은 저널리스트들을 위해 더 많이 쓸 것이다.”

그는 “편집국에 투자하는 것은, 넷플릭스가 고급 콘텐츠 제작에 돈을 쏟아붓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습니다. 2019년 6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71차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World News Media Congress)에서 마크 톰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크 톰슨 NYT CEO가 2019년 6월 2일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에서 노르웨이 스타트업 랩 대표인 티나 스티에글러와 대담하고 있다.

마크 톰슨 NYT CEO가 2019년 6월 2일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에서 노르웨이 스타트업 랩 대표인 티나 스티에글러와 대담하고 있다.


“쿠킹, 십자말 퀴즈 등이 많은 기여를 하지만 중심은 뉴스 콘텐츠이다. 2층짜리 건물로 비유하자면 1층은 최고의 저널리스트들이 모여 심도있는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2층은 전문 지식, 데이터, 과학, 상품, 디자인, 디지털 마케팅 등을 아우르는 공간이다. 1층이 2층보다 더 중요하다.”

NYT의 핵심인 뉴스 콘텐츠가 약화하면 모든 것이 흔들린다는 판단에서 마크 톰슨은 편집국 인원을 1750명까지 늘렸습니다. 이는 세계 미디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됩니다. 20~30대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들과 별개로 편집국과 논설실에는 60~70대의 숙련된 기자· 칼럼니스트들이 즐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둘째)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타임스(NYT) 본사 건물의‘처칠룸’에서 뉴욕타임스 간부와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둘째)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16년 11월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타임스(NYT) 본사 건물의‘처칠룸’에서 회사 간부와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이날 만남에는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트럼프의 오른쪽) 발행인, 마이클 골든(맨 오른쪽) 부회장 등 NYT 쪽 인사 23명이 참석했다. 처칠룸은 미국 역대 대통령과 국내외 유명 인사 사진이 걸린 회의실이다./조선일보DB


엘리자베스 부밀러(Elisabeth Bumiller·67) 워싱턴지국장,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63) 외교 담당 수석기자, 게일 콜린스(Gail Collins·78)·모린 다우드(Maureen Dowd·71)·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70)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들이 해당합니다. 신문 제작에 문외한(門外漢)인 마크 톰슨이 경영 목표를 위해 저널리즘을 희생하기는커녕 쉼없이 강화한 것은 NYT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낳는 원천이 됐습니다.

◇④낙관론과 필사적인 집중력

학창 시절부터 마크 톰슨의 50년 지기(知己)인 라이오넬 바버(Lionel Barber·68)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전 편집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톰슨은 미디어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자주 제기되는 여러 비판을 잘 견뎌내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몰입하고 편안해 하는 마크 톰슨은 자랑하거나 자신의 지식을 뽐내지 않는다. 그러나 의견 충돌을 빚는 상대방에게는 강하게 되갚는다.”

웬만한 비난과 비판에 끄덕없는 마크 톰슨은 낙관론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입니다. 그는 “NYT의 디지털 유료 구독자가 50만명 뿐일 때도 나는 앞날을 낙관했다. 디지털 유료 독자 목표를 2000만명, 3000만명으로 잡으면 왜 안 되나? 많은 사람들은 ‘그건 불가능한 꿈의 숫자’라고 했지만 내가 봤을 때 NYT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유료 구독자 수 추이. 마크 톰슨의 취임 첫 해인 2012년 말 60만여명이던 '디지털 유료 구독자'는 2017년 260만명, 2020년 3분기에는 610만명으로 늘었다./nytco.com

뉴욕타임스의 유료 구독자 수 추이. 마크 톰슨의 취임 첫 해인 2012년 말 60만여명이던 '디지털 유료 구독자'는 2017년 260만명, 2020년 3분기에는 610만명으로 늘었다./nytco.com


마크 톰슨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사적(必死的)으로 집중력을 극대화합니다. 그의 말입니다.

“디지털 전환을 적당히 하는 것과 회사의 운명(運命)이 거기에 달려있는 것처럼 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만약 당신이 이 싸움에 뛰어들었다면, 당신이 가진 모든 자원과 인력을 던져 넣어야한다. 노아의 방주(Noah’s Ark)를 짓는 것은 쉽지 않다. 하물며 그 방주를 물에 둥둥 띄우는 일은 더 어렵다.”

2020년 한 인터뷰에서 그는 “NYT 종이신문이 앞으로 10년간은 확실하겠으나 20년 후에도 그것이 계속 인쇄돼 나온다면 나는 매우 놀랄 것”이라며 2040년 무렵 종이신문의 소멸을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톰슨은 “전통 미디어 기업을 괴롭히는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무지(無知)하고, 위험을 회피하며, 내적으로 패배주의(敗北主義)적인 리더십”이라고 했습니다.


CNN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해고를 포함한 인력 감축을 시작했고 2023년 들어 강도높은 경비 절감을 하고 있다. 사진은 CNN방송이 소개한 자사 구조조정 소식/cnn.com

CNN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해고를 포함한 인력 감축을 시작했고 2023년 들어 강도높은 경비 절감을 하고 있다. 사진은 CNN방송이 소개한 자사 구조조정 소식/cnn.com


◇‘5중 악재’ 속 CNN도 살릴까?

마크 톰슨의 앞날이 장밋빛 일색은 아닙니다. CNN이 창사 43년만에 최악의 실존적 위기를 맞고 있어서입니다. CNN은 시청률 추락, 수익 감소, 디지털 전환 실패, CEO 리스크 같은 4~5중(重) 악재에 짓눌리고 있습니다. 일례로 2023년 1분기 황금 시간대(시청률이 가장 높은 저녁 7~10시) CNN 시청자는 평균 53만5000명으로 1년 전 동기 대비 35%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폭스(Fox) 뉴스(15%)와 MSNBC(6%) 감소율을 압도합니다. CNN의 올해 3월 황금시간대 평균 시청자(47만3000명)는 폭스(209만명)의 23%, MSNBC(114만명)의 41%에 불과합니다.

구매력 높은 25~54세 연령대 시청률과 매주 평균 구독시간 등에서도 CNN은 MSNBC에 뒤진 3위입니다. 여기에다 넷플릭스·유튜브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로 굳어지는 미국 미디어 시장 구조 변화도 부담입니다. 미국 조사기관 닐슨(Nielsen)은 “2023년 7월 케이블TV와 지상파 TV를 포함한 TV 이용률이 사상 처음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달 케이블TV 이용률 합계(29.6%)는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38.7%)을 밑돌았습니다.


미국 닐슨사가 공개한 2023년 7월 기준 TV와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이용률. 스트리밍 서비스가 38.7%로 가장 높고, CNN을 포함한 케이블 채널은 29.6%, 지상파 TV는 20.0%로 집계됐다./Nielsen

미국 닐슨사가 공개한 2023년 7월 기준 TV와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이용률. 스트리밍 서비스가 38.7%로 가장 높고, CNN을 포함한 케이블 채널은 29.6%, 지상파 TV는 20.0%로 집계됐다./Nielsen


마크 톰슨은 방송 제국(帝國) CNN의 4000여명 임직원들의 마음을 모아 돌파구를 열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이달 27일 새로 시작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CNN 맥스(MAX)’ 성공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고 CNN 웹사이트 유료화 여부도 결정해야 합니다. 그는 CNN 소속원들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리는 구조적·정치적·문화적 측면 등 모든 방향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혼란을 없앨 마법의 지팡이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위협이라 생각하는 곳에서 나는 기회를 보고 있다. CNN이라는 위대한 브랜드와 강력한 저널리즘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마크 톰슨이 BBC와 NYT를 연속 회생시킨 것만도 세계 미디어 업계 경영자 가운데 유일무이한 성취입니다. 미국·영국 매체들은 “만약 그가 하지 못한다면, 어느 누구도 CNN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3년 만에 복귀하는 그가 CNN까지 되살려 다시 ‘마법(magic)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참고한 자료

송의달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2021년)

Brian Veseling, “NYT’s Mark Thompson: ‘We’re faster, but we’re still too slow and too cautious’”, WAN-IFRA (June 3, 2019)

McKinsey Consulting, “Building a digital New York Times: CEO Mark Thompson Interview” (Aug. 10, 2020)

New York Times, Politico, Guardian, The TIMES, CNN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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